#관계 맺기


7월 10일 4명의 어르신과 함께 칼국수를 먹으러 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타세요!”


한 분씩 차에 올라타시는데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차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십니다.

 

“요즘 통 입맛이 없어서 6일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밥을 제대로 못 먹으니까 옆집 아줌마가 국수를 해서 왔더라고. 그래서 그거 조금 먹었는데 그것 말고는 요즘 통 밥을 못 먹겠네.”


한 어르신은 최근 계속 입맛이 없어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 드셨다고 합니다. 이전에 어르신 댁에 찾아뵀을 때에도 다리가 불편해 집에만 있는 게 힘들다고 하셨던 게 생각났습니다. 날도 덥고 무기력한 상태로 일상을 계속 보내시는 게 마음이 아파 오늘 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다른 어르신들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좀 드시면 기분전환이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전에 입맛이 없을 때 딸이 와서 들깨로 음식을 해줬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더라고. 그래서 들깨칼국수 먹는다고 해서 어떻게든 나와 봤어요.”


 식당에 도착하여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올해 (나이가) 몇이에요?”


“78이에요.”


“내가 한 살 더 많네.”


“저는 72예요.”


“저기가 아기인 줄 알았더니 여기가 아기였네.”


“하하하.”


식사를 드시면서 서로의 건강을 자랑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나는 다리는 아프지만, 오장육부는 멀쩡해요. 밀가루 음식도 잘 먹어요.”


“나는 이거 내 머리야. 흰머리도 없고 검은 머리만 있어요.”


 “나도 앞머리만 흰머리가 생겨서 염색했지 뒤에는 아직 검은 머리에요.”


“나도 여기 뒤에는 검은 머리에요.”


 어르신들끼리 소로 자신의 ‘건강’을 자랑하며 남기는 음식 없이 그릇을 싹싹 비워주시는 모습에서 어떤 우울함도, 무기력함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식사를 다 마치시고 나서도 이야기는 이어졌습니다.


 “나는 여기 온다고 해서 어젯밤부터 굶었어요.”


 “밖에 나갈 때는 화장도 하고 옷도 잘 입어야 해.”


 "나도 지난달에 작은딸 손녀가 입술에 립스틱도 발라줬어요."


 오늘 처음 만나는 사이라고 하면 믿기지 못할 만큼,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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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에는 이렇게 모여서 차 마셔요.”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시고 차에 올라타서도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어르신들이 다음에도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관계도 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어르신 중에는 이렇게 모여서 같이 식사하시면서 얼굴도 익힌 다음에, 어르신 댁이나 인근 카페, 복지관에 모여서 한 시간 정도 소화도 시킬 겸 이야기도 나누고 해요.”


 “우리 이렇게 또 모일 수 있어요?”


  “그럼요! 어르신들 다음에도 이렇게 모일 수 있어요. 그러면 다음에는 식사 마치시고 다른 데 가서 차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건 어떠세요?”


“좋죠!”


어르신 모두 한 마음으로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면 다음 모임에는 어디서 할까요? 어르신 댁이나 카페는 어떠세요?”



“나는 복지관을 한 번도 못 가봤어요. 복지관에서 차 마실 수 있어요?”



“복지관 1층이나 비어있는 공간에서 차 마시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그럼 다음에는 이렇게 모여서 차 마셔요.”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어르신들의 표정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처럼 어르신들이 밝게 웃으시며 ‘건강’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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