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면접 후기 <웰컴>

단기사회사업 조회 수 97 추천 수 0 2019.06.08 22:44:17

2019. 6. 8. 당사자면접 후기 <웰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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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봉천역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도 무척 더웠고, 면접이 너무 긴장되었기에 미리 기관에 도착해서 마지막 준비를 해볼 심산이었습니다.

당사자 면접이라니. 해본적은 물론, 들어본 적도 없는 면접입니다. 실습기간 동안 함께 사회사업을 기획할 어린이 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전날 잠도 설쳤습니다. 면접관 친구들 이름으로 삼행시도 준비해보고, 뭘 좋아할지 몰라, ‘필살기로 종이접기 구연동화도 준비했습니다. 면접자로서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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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 삼거리를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서 면접관 친구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되뇌어 봅니다. 함께 식사하며 물어볼 질문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들어가서 강민지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면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문 앞에 이런 환영인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실습생 선생님들을 만날 생각에 삼삼오오 모여서 이런 걸 준비하고 있었을 모습이 상상이 되어 저도 모르게 웃었고, 핸드폰을 들어 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환영인사는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미리 준비하고 있던 6명의 친구들이 달려와 인사해줬습니다. 초등학생들다운 순수하고 밝은 친구들이었습니다. 발랄하면서도 어쩜 이렇게 공손한지, 순간 내가 면접을 보러 온 게 맞나싶었습니다.

 

대학생 선생님이죠?”

우와 키 짱 크다! 가만히 서 계셔보세요.”

면접 보러 오신 거예요?”

 

한 명씩 외워온 이름을 불러가며, 얼굴을 확인했습니다.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귀여웠던 도환이, 규환이 형제. 활짝 핀 미소가 참 예뻤던 서연이, 서준이 남매. 누가 봐도 맏언니처럼 든든해보였던 세연이, 잠긴 어린이집 문을 능숙하게 열어준 혜리 자매까지, 이름만 알 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을 느꼈습니다. 인사 하나로, 우리가 면접관과 면접자로 만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친구들이 메뉴판을 가져와줬습니다. 이것도 안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정말 마시고 싶던 탄산음료가 있어, 사이다로 부탁했습니다. 색색깔로 제대로 꾸며온 메뉴판을 보고 있자니, 이렇게 솜씨 좋은 어린이 기획단과 함께 할 본격적인 실습이 무척 기대됐습니다. 더 합격이 간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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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순서상 두 번째 면접자였습니다. 먼저 들어가셨던 최예진 선생님이 나오시고, 면접장으로 들어가시라는 규환이의 안내를 받아 일어섰습니다. 조금 풀렸던 긴장감이 갑자기 되돌아왔습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뺨을 치며 자기 암시를 걸었습니다. ‘뻔뻔하게 하자!’

면접관은 서준이, 혜리, 서연이 세 명이었습니다. 제 이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면접은 진행됐습니다. 행여나 실수할까 두려워서 면접관 친구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시작했습니다. 면접기록지를 꼼꼼하게 작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 친구들이 저의 면접을 진심으로 봐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생각을 어린 친구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단어를 선택해가면서 답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려고 오셨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생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보세요.”

저희를 놀래켜 보세요!”

빙어낚시와 방탈출이 너무 해보고 싶어요. 도와주실 수 있나요?”

저희의 안전을 책임져주실 수 있나요?”

 

몇 살이냐는 질문에는 몇 살처럼 보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세연이는 잠깐 고민하더니, 단 한 번에 나이를 맞췄습니다. 모두 놀라 웃으며 즐거운 면접을 진행할 수 있었던 초석이었습니다.

질문은 간결했지만 핵심적이었습니다. 당신이 여기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하고 싶은지 설명해야 했습니다. 사업 참여 당사자들로서 자신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재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어야 했고, 그들의 안전을 책임져줄 수 있는 든든한 사람임이어야 했습니다. 선의관악종합복지관이 당사자주의를 추상적으로만 실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일련의 질문들에 대답하고, 필살기를 보여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라 인사하며 면접장을 나왔습니다.

 

면접 후, 1층 햇빛교실에서 친구들과 라면을 끓여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면접을 마치고 나오신 혜진 선생님이 계셨고, 함께 라면을 끓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꺼내 놓은 쇠밥그릇이 보였습니다. 뜨거운 라면을 떠먹기에는 너무 얇아, 행여 데일 것 같았습니다. 친구들에게 작더라도 뜨겁지 않은 접시로 바꾸는 게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도환이가 다른 접시를 찾아보자고 말했고, 윗 선반에서 적당한 접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소 깨끗하지 않아, 규환이와 함께 접시를 닦고 책상에 세팅하자고 말했습니다. 규환이는 씩씩하게 설거지된 접시의 물기를 닦고 상에 올려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보고 합류하신 효진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도 식사에 필요한 것들을 척척 준비했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하겠다며 열심히 움직이는 친구들을 보니, 더 세심하게 준비해주고 싶었습니다.

강민지 선생님의 진행으로 면접에 참여한 모든 면접관 친구들과 실습생 선생님들에게 박수를 돌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맛있게 라면을 먹으면서 면접 때는 미처 나누지 못한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망고주스와 사이다를 섞어 마시며, “이건 망사야!”, “아니 사망이야!”라고 외치는 서준 이와 규환 이를 봤습니다. 왜인지 사망은 어감이 조금 별로라 규환이에게 망사로 하자고 장난도 쳤습니다. “아무렴 어때요,”라는 대답에 웃고 말았습니다.

맞네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식사 후 뒷정리도 함께 하면서, 아주 든든한 점심 식사를 마쳤습니다. 실무자 미팅을 진행해야했던 실습생 선생님들을 위해 나머지 설거지는 친구들이 대신 해주었습니다. 예쁜 마음들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햇빛교실을 나와 3층 회의실로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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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대기하는 시간동안 다른 실습생 선생님들과 실습에 관한 기대와 걱정들을 나눴습니다. 각자의 생각들을 들으니 같은 학문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뒤이어 강민지 선생님이 회의실로 오셔서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앞으로 실습을 하게 되었을 때,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귀한 동역자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에서의 사회사업은 복지요결에 근본을 두고 기획 · 실행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회복지계에서 정말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는 도서라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매번 새롭게 갱신되는 책이라는 점은 오늘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강민지 선생님께서는 자신이 학교에서 학문으로 배워오던 사회복지와는 다소 다른 차원의 내용들을 접하게 될 것이라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그 내용을 진지하게 마음에 두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여러 시도와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도 선배의 입장에서 따뜻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판적인 태도로 읽는 것도 좋지만, ‘저자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를 더 고민하며 읽어보기를 권하셨습니다.

이 복지요결과 지난 사회사업들의 기록을 담은 책 나가 놀자!’일상생활기술학교를 한 권씩 받았습니다. 실습 전까지 충분히 읽어보고 앞으로 참여하게 될 실습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습니다. 특히, 마을지향, 당사자주의에 대한 안목이 예비 사회복지사로서 더욱 넓어지고 건전해질 수 있도록, 많이 공부하고 경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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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놀라게 해보세요!”

제가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면접관 친구들은 저를 놀래키는데 성공했습니다. 환한 미소로 저를 대해주고,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가 넘친다는 태도로 저를 대해줄 때, 놀라움의 연속이었으니 말입니다. ‘단기사회사업 실습 신청하길 정말 잘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1차 실습을 진행할 때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맞춰서, 정형적인 루틴에 맞게 종합사회복지관의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실습생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 시간표에 맞게 움직이고, 당사자에게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효율적인 행정 절차를 구성하는 업무를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단기사회사업 실습은 한 눈에 봐도 일반적인 사회복지현장실습과는 많이 다른 것이 보입니다. 직관적으로 실습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없지만, 실습생에게 사업을 운영하는데 권한을 이만큼 부여해주는 경우는, 적어도 제 짧은 식견 안에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 말은 곧 스스로 이 과정에 전적으로 몸을 던지느냐에 달려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원하는 기관에, 원하는 실습으로, 원하는 사업에 지원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실습에 임할 수 있도록, 주변 선생님들과 슈퍼바이저님께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손과 마음에 잘 기록해두겠습니다.

 

도착한 순간부터 나서는 시간까지, 1초도 아깝지 않은 면접이었습니다.


댓글 '1'

이가영

2019.06.19 23:09:28
*.21.61.196

홍진우 선생님. 아이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잘 준비해주어 고마워요.  아이들도 방학활동을 기대하고 있어요. 서연이는 벌써 여름방학 때 하고 싶은 활동들도 잔뜩 적어두었다고 해요.  저희 동네 아이들 참 예쁘지요?  이렇게 예쁜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으니 저희는 또 얼마나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겠어요. 

기록이 참 자세해요. 면접 날 풍경이 눈에 그려져요. 선생님의 설레는 마음도 고스란히 느껴지고요.  이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의미 있는지 이번 단기사회사업을 통해  확인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합동연수 전까지 복지요결 공부하고, 궁금하거나 이해가 안가는 부분, 과연 그럴까 싶은 부분, 밑줄 그으며  생각을 적어보며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공부한 대로 실천해보면, 진우 선생님이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을꺼라 생각해요. 그 과정을 잘 돕고 싶어요.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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