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여기는 서울입니다.

  벌써 실습 7일차입니다. 그 사이에 추동 비전 워크샵에 다녀왔고 1, 2학년과 3, 4학년 모두 한 번씩 여행 다녀왔습니다. 선생님들과 따듯한 마음을 나누고 아이들과는 실컷 놀았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교류가 이뤄졌고 어느새 선의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날과 같이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혜진 선생님의 메시지 하나가 왔습니다. 음식이 놓여 있는 화로사진과 함께 1층으로 내려오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저와 서경선생님은 어리둥절한 채로 내려갔습니다. 지글지글. 고기와 마늘, 은행이 구워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선생님~ 얼른 와서 드세요.”

  “어서 오세요! 따듯할 때 먹어요.”

  “우리 집 털었어.”

 

  그곳엔 윤정아 선생님과 강민지 선생님, 최혜진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실습생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추억을 안겨주고 싶어 어젯밤에 정아 선생님과 민지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것입니다. 활활 타는 나무 장작에 몸을 녹이고 고기들과 은행을 먹었습니다. 시골 같은 분위기, 정겨운 마음. 행복이 따로 없습니다.

 이렇게 실습생을 위해주시는 곳이 있을까 싶습니다.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아이들에게 전해줘야겠습니다. 감사로 하루를 시작하게 돼서 정말 고맙습니다.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김별 선생님과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공부를 했습니다.

결핍된 것은 주의력이 아니라 놀이다.

  어른은 아이에게 얌전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뛰어놀기보다는 책읽기를 요구합니다. 그럼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풀지 못합니다. 억눌린 스트레스를 잠깐 풀면 어른은 아이에게 주의집중장애와 같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그 결과, 어른이 아이에게 알맞지 않은 기준을 내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용히 하는 것, 산만하게 뛰어놀기 않는 것, 책으로 놀이를 대체하고 세상을 보게 하는 것 모두 어른의 기준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직접 부딪치고 뛰면서 배워야합니다. 어른도 어렸을 때 놀면서 자라왔으면서 아이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른은 아이가 조금이라도 산만하면 문제가 있는지 살피기보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재밌게 놀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둬야 합니다.

 

사는 놀이에 빠진 아이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모가 선택한 양육 방식은 바로 소비입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무언가를 사주는 행위를 하며 달랩니다. 그럼 아이는 소비에 대한 잘못된 학습을 갖게 됩니다. 또한 놀이를 소비로 대체해 욕구를 풉니다. 이는 결코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어른은 쉽게 무언가를 사주지 말아야합니다. 어떤 것을 얻는다는 건 어렵고 귀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사주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쉽습니다. 어른 입장에서도 편합니다. 하지만 어른이 편하자고 아이의 놀이를 변질시키면 안 됩니다.

 

문화산업, 프로그램, 체험학습, 캠프가 아이를 잡는다.

 

  문화산업, 프로그램, 체험학습, 캠프는 인공적이며 자유가 억압된 활동입니다.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며 말과 행동이 제한됩니다. 그래놓고 배움이 있는 놀이라고 포장합니다. 어설픕니다. 배움이 있는 놀이란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것입니다. 생생한 삶의 현장 안에서 말입니다. 아이의 자아정체감은 스스로 형성해나가야 합니다. 누가 시켜서는 자신을 찾기 어렵습니다.

 

 또한 놀이는 놀이 그 자체여야 합니다. 다른 의미가 하나 둘씩 들어가면 변질됩니다. MSG와 같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입니다.

 

#그냥 놀아요!

  오늘은 3·4학년 두 번째 여행을 계획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모임 장소를 컴퓨터실로 정했습니다.

 

  “선생님, 이번엔 뭐해요?”

  “어디 갈 거예요?”

  “마찬가지로 너희들이 정하는 거야~”

 

  도환이와 지평이가 들어오면서 한 마디씩 합니다. 벌써 기대가 되는지 눈빛에서 열정이 가득합니다. 아직 모두 모이지도 않았는데 친구들 컴퓨터까지 켰습니다.

형연이와 건우가 들어오고 예은이까지 모두 모였습니다. 저번 주 여행을 겪고 나서 느끼는 것이 많은지 이번 회의는 꽤 진지했습니다.

 KakaoTalk_20190113_235627396.jpg

 “나 여기 갈래. 여기가 좋을 것 같아.”

  “아냐, 저번 주에는 네가 원하는 데로 여행 갔으니까 이번에는 우리 셋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맞네. 그래, 좋아!”

  충돌이 있을 때는 차분히 의견을 냈습니다. 받아들이는 아이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금세 수긍합니다. 처음에는 서로 싸우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분명 있습니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역할도 척척 나눠서 했습니다. 도환이가 경로를 알아보자 형연이가 그럼 난 식당 알아볼게!”하며 근처 맛 집을 조사했습니다. 예은이와 건우는 근처에 놀 거리가 있는지 검색했습니다. 지평이는 칠판 앞으로 나와 회의 내용을 기록했습니다.

  KakaoTalk_20190111_125537710.jpg

 KakaoTalk_20190111_125528501.jpg 한 시간의 회의 끝에 여행 장소는 서울 숲에서 한강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근처 맛 집의 가격이 매우 비싸 편의점의 끓이는 라면으로 점심을 정했습니다. 놀 거리가 마땅하지 않은 한강이라 유독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회의가 늘어지자 형연이가 얘기했습니다.

 

  “그냥 놀자!”

  형연이의 말에 답을 찾은 듯 다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그냥 놀자!”

  “맞아. 좋은 생각이네!”

  예은이가 아이디어를 보탰습니다.

  “그 근처에 놀이터가 있어. 거기서 놀면 되겠다. 선생님, 저희가 보물찾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 O, X 종이만 프린트해주세요!”

  아이들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그럼 우리 보물찾기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자~”

  아이디어가 넘쳐납니다. 한결 마음이 편해진 채로 회의를 마쳤습니다.

 

  그냥 놀자는 말에 답이 있을까요? ‘놀이그 자체로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일입니다. 짜임 없는 놀이, 억지가 아닌 놀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놀이가 아이를 자유롭게 합니다.

  ‘놀이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니 힘들어 했는데 그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프로그램화가 되지 않는 활동. 그것이 책 여행이 돼야 합니다. 물론 함께하는 저도 완벽히 구성된 틀에서 벗어날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배웠습니다. ‘그냥이라는 단어가 새삼 좋아졌습니다.

 그냥 놀 아이들의 한강 여행이 기대됩니다. 여행의 재미를 찾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응원해주세요!

KakaoTalk_20190111_125553433.jpg

문서 첨부 제한 : 0Byte/ 5.00MB
파일 크기 제한 : 5.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1 단기사회사업 꽃보다 중년 <첫 시간>(0111) file 정성규 2019-01-14 214
590 단기사회사업 겨울방학 사용설명서 <진짜 장난감, 진짜 놀이> (0111) file [1] 황윤수 2019-01-14 213
589 단기사회사업 책 여행: 두 번째 여행을 준비해요. (0111) file 박은지 2019-01-14 174
» 단기사회사업 책 여행: 우리 보물찾기 해요. (0110) file 박은지 2019-01-13 195
587 단기사회사업 우리 집 영화관 <사회사업 방법의 중요성> (0111) [1] 이서경 2019-01-13 208
586 단기사회사업 책 여행 1·2학년 첫 여행: 우리가 만들어가는 여행이에요. (0109) file 박은지 2019-01-10 202
585 단기사회사업 책 여행 3·4학년 첫 번째 여행: 잘 다녀올 수 있어요! (0108) file 박은지 2019-01-10 201
584 단기사회사업 꽃보다 중년<먼저 다가가기>(0110) file 정성규 2019-01-10 188
583 단기사회사업 책 여행: 태국에 대해 공부했어요! (0107) file 박은지 2019-01-10 176
582 단기사회사업 겨울방학 사용설명서, 아이들과 놀이는 한 몸이다, 0110 [1] 채미듬 2019-01-10 188
581 단기사회사업 아빠의 선물 <질문을 통해 배워갑니다!> (0109) 최혜진 2019-01-10 183
580 단기사회사업 겨울방학 사용설명서 <정말 감사합니다> (0110) [1] 황윤수 2019-01-10 189
579 단기사회사업 우리 집 영화관 <공놀이보다 소중한 극장주 되기> (0110) [1] 이서경 2019-01-10 204
578 단기사회사업 우리 집 영화관 <모두의 의견 차곡차곡 보태어 빠짐없이 폐막식을 준비하자!> (0109) 이서경 2019-01-09 208
577 단기사회사업 꽃보다 중년<처음으로 한 일>(0109) 정성규 2019-01-09 193
576 단기사회사업 아빠의 선물 <화합: 화목하게 어울림> (0108) file 최혜진 2019-01-09 185
575 단기사회사업 겨울방학 사용설명서, 힘을 빼자, 0109 [1] 채미듬 2019-01-09 193
574 단기사회사업 아빠의 선물 <발로 일하는 사회사업가> (0107) file 최혜진 2019-01-09 165
573 단기사회사업 아빠의 선물 <세련된 적극적 복지> (0104) 최혜진 2019-01-09 173
572 단기사회사업 아빠의 선물 <선한 두려움>(0103) 최혜진 2019-01-09 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