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드디어 3·4학년 아이들이 여행을 가는 날이 왔습니다. 약속시간에 맞춰 복지관으로 하나 둘 모였습니다. 여행을 기다렸는지 얼굴에 미소를 한 가득입니다.

 유독 3·4학년 아이들 회의 시간이 공식 일정과 겹쳐 당사자 면접 이후로 오늘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말하지 않았는데도 건우가 회의 내용에 대해 설명해줬습니다. 오히려 저를 배려해주는 건우의 마음이 예뻤습니다. 건우와 같이 온 형연이와는 당사자 면접 때도 못 봐서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차분한 성격인듯한 형연이는 친구들의 준비물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잘 다녀올 것 같습니다. 이어서 도환이와 지평이가 도착했고 마지막으로 예은이와 예은이 친구인 예슬이가 도착했습니다.

  돈 담당인 건우가 친구들의 회비를 걷었습니다. 도환이는 지도를 챙기고 다른 친구들은 여행 일정에 대해 다시 확인했습니다.

  혹시 모를 비상연락처를 나눠주고 모든 준비가 끝난 후에 김별 선생님과 함께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그렇게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경복궁?

  씩씩하게 발걸음을 움직이다보니 어느새 경복궁 앞까지 도착했습니다. 들어가려고 하는데 화요일 휴무라는 안내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처 휴무일을 조사하지 못한 아이도 있었고 휴무일을 다른 요일로 착각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떡하지?’ 라며 어쩔 줄 모르던 저희에게 한 어르신이 다가오셨습니다.

 

 “경복궁 구경하려고 왔는데 오늘 닫았지? 여기서 쭉 앞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가면 어린이들이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어. 거기 볼거리도 많아서 좋을 거야.”

 

 점심식사를 할 식당의 거리가 가깝지는 않아서 덕수궁과 창경궁을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시점에 어르신의 아이디어에 도움을 받아 국립어린이민속박물관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딱 이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아이들이 신이 나 다시 힘차게 목적지로 달려갔습니다. 가는 길에 한옥으로 된 공간이 예뻐 옆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목적지 직전에 길을 잃을 뻔 했지만 아이들이 어른에게 묻고 지도를 보며 다시 잘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우리가 관람할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말뚝박이 조형물이 있어 예은이의 주도하에 놀기 시작했습니다. 예은이가 아이들에게 놀이 룰을 알려줬고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가위 바위 보를 했습니다. 말뚝박이를 처음 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쉬운 룰에 내 친구와 함께 하는 놀이여서 그런지 금세 적응했습니다. 벌써부터 힘 빠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이제 입구 안으로 들어가는데 옛날 가옥, 돌하르방, 대나무 숲 등 다양한 볼거리가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건축물에 대해 알기 위해 안내판을 보기도 하고 추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보면서 비록 경복궁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옛날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고 아이들이 말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느끼며 박물관에 입장했습니다.

 

 먼저 예매를 하고 2층 아시아 관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엔 볼거리 외에도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디지털로 세계 음식에 대해 알 수 있고 놀이를 통해 다른 나라 음식을 만들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선생님, 이것 보세요!”

  “우와. 선생님, 엄청 신기해요.”

  “이거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돼요?”

 

  계속 움직이는 활동이 아이들의 마음에 쏙 들었는지 꽤 오래 머물렀습니다. 하나하나 꼼꼼히 관람하는 모습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아이들과 함께 즐기며 지도했습니다.

 

 다음은 신화 속 동물이 테마인 전시장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엔 바다도 나오고 고양이의 서랍장도 나옵니다. 차례대로 체험을 하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구슬을 찾아서 고양이 입에 넣어주는 체험이 재밌는지 연달아 하곤 했습니다. 이후에 서로의 소원을 적어보는 활동도 했습니다. 처음 온 예슬이는 어색할만한데 어느새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고 가고 싶은 경복궁을 못 가서 속상할만한 지평이도 체험에 흠뻑 빠져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를 경험하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다들 체험 물품을 들고 사진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도움을 주신 어르신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KakaoTalk_20190111_012624891.jpg

#세상에, 식당도?

  정신없이 구경하다보니 배꼽시계가 울릴 시간이 됐습니다. 관람을 마무리하고 이제 아이들이 조사한 우동 가게로 향했습니다. 꽤 거리가 있어 점점 지쳤지만 맛있는 우동을 생각하며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휴무일이었습니다. 다들 힘이 빠졌습니다. 경복궁에 이어서 식당도 휴무라니. 미처 조사하지 못한 것에 반성하며 다른 대안을 내야했습니다.

 

  “오다가 먹자골목을 봤어.”

  “나도 봤어. 우리 거기서 나눠 먹자.”

  “좋아! 그렇게 하면 되겠다.”

 

 우동 가게로 가는 길에 먹자골목을 본 아이들이 대안을 찾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도착한 먹자골목에 있는 대부분의 가게가 닫혀있었는데 한 찜닭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의한 후에 찜닭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메뉴를 고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친구를 배려하고, 뼈보다는 순살이 좋은 친구를 배려했기 때문입니다. 사이좋게 나눠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좋게 본 찜닭 가게 사장님께서 감자튀김을 서비스로 주셔서 더욱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쯤, 퀴즈를 좋아하는 지평이가 하나 둘씩 문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답을 맞히려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건우와 형연이도 문제를 냅니다. 답을 유추하는 과정이 재미있는지 모두 흠뻑 빠졌습니다.

 

 닫힌 우동 가게에 슬퍼했던 것도 잠시, 아주 재밌는 식사시간을 보냈습니다.

 

#엄청 큰 서점에 왔어요.

  오늘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광화문 교보문고로 향했습니다. 길잡이인 도환이가 지도를 이용해 아이들을 이끌었습니다. 가면서 세종문화회관의 크기에 놀라기도 했고 세종대왕 동상을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습니다.

 

 부당한 해고 때문에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이들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저 사람들은 누구에요?”

  “지금 뭐하고 있는 거예요?”


  시위의 뜻이 무엇인지, 왜 시위를 하는지, 경찰이 함께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쉽게 얘기해줬습니다. “~”하며 실컷 떠들던 아이들이 잠잠해졌습니다. 잠깐 생각에 잠긴 듯 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교보문고에 도착했습니다.

  “우와~ 엄청 큰 도서관이다!”

  동네에 있는 도서관만 보다가 큰 서점을 보니 신기했나봅니다. 다함께 서점 구경을 하다가 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만화책을 보고 싶었는데 비닐로 막혀있어 아쉬워했습니다. 예슬이와 예은이가 먼저 책을 가져와 독서를 했고 남자 아이들도 다른 책을 가져와 독서를 했습니다. 벽에 기대기도 하고 눕기도 하는 등 각자 편안한 자세로 독서를 했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되고 남은 돈에 대한 회의를 했습니다. 기념품을 사기로 결정한 후에 교보문고 안에 있는 핫트랙스에서 각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구매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돼서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알찼던 하루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오늘 여행이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재밌었다는 예슬이와 예은이.

  다음에도 길잡이를 하고 싶다는 도환이.

  또 오고 싶다는 지평이.

  박물관이 재미있었다는 건우.

  힘들었지만 즐거운 여행이었다는 형연이.

 

 첫 여행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 만족을 하고 서로 양보하여 타협하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스스로 떠나는 여행에 책임을 지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책 여행이 주는 하나의 배움 같습니다. 추위에 볼이 빨간데도 목소리는 한없이 밝은 아이들. 주변 어른들에게 도움을 받고 응원도 받아 마음이 따듯해진 아이들.

 

 오늘을 발판 삼아 다음 주에는 더 준비된 여행이 되어야겠다고 각자 느꼈을 것입니다.

 다음 여행도 지켜봐주시고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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