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장면 행사 때문에 조회가 없었습니다. 복지관에 도착 후 바로 10시부터 진행하게 될 겨울간식 만들기프로그램의 첫 회기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검토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의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아이들을 데리고 잘 진행할 수 있을지,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케어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힘을 빼자

겨울간식 만들기는 총 28명 정도로 맡게 된 프로그램 중 가장 인원이 많아 걱정이 됐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힘을 빼자였습니다. 어제 보드놀이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너무 챙기려 하고 신경을 쓰다 보니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도 너무 힘이 빠지고 피곤해짐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챙기면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서로를 힘들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장님 말씀대로 장난만 치는 아이들은 특별한 과업을 주거나 그래도 장난을 친다면 그대로 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은 모두 그런 경험을 겪게 되며,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프로그램에 임하려고 했습니다.

 

기쁜 아이, 우는 아이

10시가 되고 아이들이 한 명, 두 명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전 날, 보드놀이 프로그램에서 봤던 승현이, 서준이, 세연이, 혜리, 서현이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보드놀이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16명이 모인 상태에서 재료들을 한 곳에 모으고, 조를 짰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조를 짰습니다. 그렇게 세 개의 조가 만들어졌고 함께 규칙을 정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서로가 생각하는 규칙들을 말하고 적기 시작했습니다. 까불지 않기, 돌아다니지 않기, 다치지 않게 조심하기, 집중하기, 조를 떠나지 않기, 장난치지 않기, 규칙 지키기, 글씨 바르기 쓰기, 선생님 말씀 잘 듣기, 뒷정리 잘하기, 화내지 않기 등 스스로가 규칙이어서 더 집중하고 잘 지켜졌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끼리도

 

아까 규칙 정한대로 해야지. 규칙 어기면 안 돼!”

 

하며 서로에게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규칙을 정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규칙이 자신에게만 너무 엄한 것 같다고 말을 했습니다. 과장님께서 천천히 이유를 물어보고 잘 타일러 주셨습니다. 만약 과장님께서 안 계셨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생각해봤습니다. 과장님께서 잘 타일러 주신 덕분에 아이는 다시 웃으며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장난을 심하게 칠 때, 아이들이 울게 될 때, 아이가 말을 잘 들을 때 등 여러 상황 속에서 대처해야 할 방법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자주성의 중요성

오늘도 한 아이가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듯 보였습니다. 조에서 떨어져 혼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말을 걸자 대답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잘 노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 떨어져 있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런 아이들을 더 챙겨주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 아이를 더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한 번이라도 더 말을 걸어주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누룽지 만들기가 시작되고 아이는 흥미를 느끼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밝게 웃으며 마지막까지 남아 뒷정리하고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며 함께 만든 전과 누룽지를 나눠드리기까지 했습니다. 그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선생님, 제가 해볼래요. 제가 양파 다 썰면 감자도 썰어보고 싶어요!”

 

처음엔 소극적이었던 아이가 프로그램이 끝날 때가 되니 스스로 뭐든 해보려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겨울방학 사용설명서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하는 아이로서 더 많이 챙기고 적응하고 자주성을 길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명이 모였고 아이들은 친구들이 많이 생기자 더욱 활동적이고 북적북적해졌습니다. 많이 걱정이 됐습니다. ‘사랑방 어머니들께서 도와주시는데 아이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누룽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대부분 참여했고 스스로가 만든 누룽지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제가 만든 누룽지는 모양을 예쁘게 유지하고 싶어요.”

 

아이는 자신이 공들여 만든 누룽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스스로가 만들었다는 즐거움과 신기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뜨거운 프라이팬에 데여보기도 하고 누룽지를 태워보기도 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직접 재료를 썰 때는 베이게 될까봐 조심히 천천히 썰면서 방법을 익혀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 아이는

 

선생님, 저는 복지관에서도 많이 해봤고 집에서도 많이 해봐서 자신 있어요. 잘해요!”

 

아이들은 복지관에서 많은 것을 체험해보고 배우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자주성에 대해 깨닫고 아이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 활동이든 관계없이 스스로 하고 몸으로 직접 하는 것에 즐거움과 자신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공생성의 중요성

할머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부침개와 누룽지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신 사랑방 어머니들에게 감사 인사를 정하고 사랑방 어머니들은 흐뭇하게 쳐다보시면서 앞으로는 길에서 만나도 서로 인사하겠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삭막해진 삶 속에서 따뜻한 동네를 만들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더 노력하고 연구해야 할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만든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을 찾아서 했습니다. 아이들이 뒷정리를 안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지럽힌 물건들은 스스로 치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고학년 친구들은 자신이 하지 않은 것까지 치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고학년 친구들은 함께 동사무소, 관리사무소를 다니며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 분들에 직접 만든 누룽지와 부침개를 드렸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활동은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주고 함께 해야 할지 배우고, 기뻐하는 모습에 함께 기쁜 시간이었고 사랑방 어머니와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 같아 뿌듯하고 보람찬 프로그램과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또 오늘의 목표였던 힘을 빼자는 잘 이룬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많고 두 시간 동안 알차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피곤함은 있었지만 결코 힘을 빼지 않아서, 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피곤함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힘을 빼고 아이들이 더 즐겁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즐거운 단기사회사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댓글 '1'

이가영

2019.01.08 22:34:28
*.108.126.12

아이들이 방학 활동을 즐겁게 주도적으로 하는 것, 그리고 이 활동을 구실로 친구 형 누나들과 친해지고, 이웃 어른들과 좋은 관계들이 생기게 하는 것이 우리 활동의 목표입니다. 이것을 위해 겨울 간식 만들기를 했지요. 음식은 사회사업의 좋은 구실 같아요. 아이들은 요리를 참 좋아하고, 어르신들은 요리의 달인들이며, 만든 음식을 선물하면 이웃을 알게 되거나 관계가 더욱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즐겁게 함께 만든 겨울 간식을 구실로 아이들의 동네 친구들, 이웃들 찾아가서 인사하고 간식 선물 드리고, 평소 전하지 못했던 감사 인사도 전하고, 동네 위해 애써주시는 어른들 찾아가서 인사드리면 참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즐거워합니다. 멋쩍어하기도 하면서, 스스로 뿌듯해 하는 아이들. 나눠먹을 줄 아는 아이들. 오늘도 연아, 다인이, 준이, 승현이, 세연이 혜리가 음식을 들고 돌네로 나갔습니다. 복도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도 챙겨드렸습니다. 아이들 표정이 환했습니다.

케어는 보호하다라는 뜻입니다. 케어라는 용어를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용어에는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을 생각한다면, 케어라는 용어보다는 다른 용어가 더 적합할 듯 보입니다. 적절한 용어로 바꿔보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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