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자랑 해주세요!”

“그거 뭐야, 작년에 왜 저 슈퍼 앞에서 돗자리 펴 놓고 부침개 부쳐 먹고 그랬지~

얼마나 재밌어 동네 사람들 다 나와서.”


어머니들을 만나 대화하다 보면 골목길에서 음식 해 드신 기억이 좋으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음식을 통해 흐르는 정, 식정이 있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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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 말씀 듣고,

가을바람 솔솔 부는 11월, 골목길 부침개 잔치했습니다.


우리 복지관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어머님들은 부침개를 잘 부쳐 드십니다.

때마다 직원들 먹으라고 부쳐다 주시기도 하고, 어머님들끼리 수다 떨면서 맛나게 드시지요.

이번엔 골목에 나가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

사랑방 어머님들이 아침부터 모여 장보셨습니다.

“아이, 양파는 작은 거 사면 더 비싸. 이거 큰 거 한 망 사.”

“또 뭐 있어야 돼? 부침 가루 사기로 했지?”

“많은 사람들 먹으려면 무도 한 다발 정도는 사야지.”

“계란 골랐어?”

“당근은 우리 집에서 가져올테니까 고르지 말고.”

“얼른 와서 계산 해~”

 

서너 분이서 재료도 척척 다듬으셨습니다. 어르신 칼질 하시는 기술이 일품입니다.

쓱쓱싹싹 어느새 재료도 완성되고, 뜨끈한 어묵 국물 간 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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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 잔치 할 장소는 우리 동네 골목 주차장 공터입니다.

가마솥 걸고, 돗자리 펴기 딱 좋은 자리입니다. 은행나무 밑이라 경치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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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 부치고 가마솥에 어묵 국물 끓이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하교 하는 아이들, 학원가는 중고등 학생들, 동네 할머니, 아줌마 아저씨….

“여기에서 잔치하니까 얼른 와~” 전화로 동네 친구들 부르십니다.

 

“따뜻한 국물 먹고 가셔~”

“아니, 이게 뭐야~ 잔치하는 거야?” 하시는 아주머니,

“허허허. 좋네, 이렇게 먹으니까.” 하시는 할머니,

“자리 잘~ 잡았네, 여기.” 하시는 동네 아저씨.

“우리 아래집에 일하러 다녀서 늦게 들어오는 아줌마 있어. 그 사람 갖다 주게.” 하시는 어머니.

생각나는 이웃 있으시면 집에 찾아가 직접 “부침개 드시러 나오세요.”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부침개 먹으러 온 연아와 슬비는 태양슈퍼 사장님께 “부침개랑 어묵 드셔보세요.”하고 가져다 드렸고, 또 한 중학생 친구는 세탁소 사장님께 “저 위에서 동네 잔치하고 있어요. 이거 드셔보세요.”하고 가져다 드렸습니다.

  

 

“여기 오니까 다 만나네. 호호호호.”

“아니, 우리 형님은 거의 2년 만에 보는 거 아냐~”

“통장님 나오셨는데 앙거서(앉아서) 더 노시다 가셔~”

“오늘은 기분 좋네! 노래 한 곡 해야지~”

 

한 어머니는 배부르게 드시고도, 왔다 갔다 하시며 잔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셨습니다.

해질녘, 한 어머니가 부침개 부친 동네 사람들 수고했다고 커피포트에 물 끓이고,

종이컵과 커피 싸가지고 나오셨습니다. 아! 달콤한 커피.


해가 지고, 따뜻한 맘으로 집에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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