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로 이어지는 이웃관계

장병찬 실습생

 

 

남자들의 모임

 

우리 동네 중년 남성 모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면서 가까워지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남자들의 다양한 모임을 떠올려 봤습니다.

 

남성분들이 관심 있을 만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운동이라면 부담 없이 참여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운동모임이라면 재미와 함께 참여하는 분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더불어 운동모임을 통해서 만나는 분들과 새로운 이웃 관계가 생기기도 할 겁니다.

 

운동에서도 가볍게 할 수 있는 단체 운동으로 족구를 생각했습니다. 준비하는 것이 어렵지 않고, 좁은 장소에서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공 하나로 이어지는 건강한 이웃 관계가 생겨나길 기대하면서 남자들의 운동모임을 기획했습니다.

  

슬라이드0001.jpg 

   


 

동네에서 같이 운동하시면 어떨까요?

 

우리 나이는 운동하고 싶어도 아파서 못 해.”

직업을 구하고 있어서 일 쉬면 할 수 있는데, 일 생기면 못하지.”

우리도 운동하긴 해야 하는데

글쎄, 이 동네에 족구 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

 

동네를 다니며 족구 활동을 여쭤봤지만, 직장과 건강 때문에 모임을 부담스러워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 참여할만한 사람이 있을지 걱정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족구 말고 배드민턴은 어때?”

배드민턴으로 하면 남자 여자, 나이 상관없이 더 많이 오지 않을까?”

 

다른 운동도 말씀해주셨습니다. 배드민턴은 족구에 비해 쉬워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쉽게 운동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이 올 수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중년 남성분들과 활동하고 싶어서 남자들의 운동만을 생각했지만, 다양한 연령의 주민이 함께 어울리면 관계하는 이웃의 폭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주민분들이 말씀해주신 대로 족구와 배드민턴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고, ‘호리목 생활체육 모임으로 포스터를 만들어 활동을 홍보했습니다.

   

슬라이드0002.jpg




동네 이곳저곳에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배드민턴, 족구에 관심 있는 주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내용에 한 분씩 연락 오기 시작했습니다.


 KakaoTalk_20180830_222316218.jpg


배드민턴 알려 주는 거예요?”

 

전문 강사가 알려주는 운동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연락해주신 분들과 더 이야기 나눠보니 집 근처에서 운동하고 싶고, 혼자 하려니 심심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23명의 주민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짧은 기간 홍보했지만, 족구와 배드민턴이라는 생활체육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배드민턴, 족구 활동 준비

 

운동모임을 복지관이 아닌 동네 인근 야외에서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복지관을 통해 만나는 주민모임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동네의 모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렇게 학교와 주변 산책길에 있는 배드민턴장을 찾아다니며 장소를 알아봤습니다. 홍보 다니던 중 아파트 동대표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기 단지에 배드민턴 칠 공간 많은데?”

관리사무소 뒤편에도 있고, 아래쪽에도 운동할 장소가 있어요.”

 KakaoTalk_20180830_223101290.jpg

동대표님께서 추천해주신 장소가 활동하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배드민턴과 족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었습니다. 배드민턴과 족구를 겸할 수 있는 코트도 있었습니다. 오후 3시쯤이 되면 뜨거운 여름 해도 지나가는 자리였습니다.

 

모임 준비하면서 부족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참여하시는 분들이 배드민턴 채나 축구공이 있는지 여쭈었지만, 대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필요한 물품은 복지관에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 축구공은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셔틀콕 개수가 부족했고, 코트에 설치하는 네트도 없었습니다.

 

셔틀콕은 있는 것으로만 먼저 사용하고, 네트는 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과 의논해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네트를 대신할 노끈만 준비했습니다. 작은 물품이라도 당사자와 함께 준비하며 만들어가는 모임이 되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만남이 가득했던 생활체육 모임

 

참여자, 물품, 진행방법 등 부족하고 엉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운동하시겠다는 분들은 많았지만, 함께 모일 수 있는 요일과 시간이 각각 달랐습니다. 네트도 없었고, 배드민턴과 족구 중 신청한 운동이 다른 분들이 모이셨을 땐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도 고민됐습니다.

 

그렇게 부족한 상황에서 첫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배드민턴을 치기로 했던 분들이 대부분이었던 첫 모임이었는데,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바람 때문에 배드민턴 하기가 어려우니 족구를 해보자며 말씀해주셨고, 족구로 첫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KakaoTalk_20180725_171743776.jpg

모임 시작할 즈음엔 배드민턴을 처음 제안해주셨던 택시 기사님도 들리셨습니다. 본인이 다니고 있는 배드민턴클럽에서 셔틀콕을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족구도 네트가 없었지만, 노끈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셨습니다. 부족한 부분 하나씩 나누어 여쭤보니 자연스럽게 방법을 결정하고, 도움도 주십니다.

 KakaoTalk_20180828_152821210.jpg


배드민턴은 코트가 없어도 주고받고 하면 되니까 한쪽에서 족구하고, 다른 한쪽에서 배드민턴 합시다.”

 

고민해오던 것들을 모임에 오신 아버님들과 의논하면서 하나씩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모임은 두 가지 활동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첫 모임이 끝나고 아버님들께서 제안해주셨습니다.

 

매일 여기서 같은 시간에 운동하면 동네 사람들이 운동한다고 알 거야.”

앞에 포스터 붙이고 홍보해봐.”

 슬라이드0003.jpg



처음 계획은 일주일에 두 번 활동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의 섭외가 더 필요했고, 아버님들이 말씀대로 매일 활동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매일 모임으로 바꾸면서 참여하시는 분들도 늘어났습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이 함께 운동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모임에 오니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어른들이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족구가 처음인 학생은 아버님에게 족구를 배우기도 하고, 아버님과 학생이 팀이 되어서 경기도 해봅니다. 몇십 년 만에 운동해본다는 아버님들도 계셨습니다. 여러 가지 부족했던 상황에서도 운동모임은 즐거웠습니다.

 KakaoTalk_20180725_171744402.jpgKakaoTalk_20180810_135739411.jpgKakaoTalk_20180802_230238474.jpgKakaoTalk_20180808_091515835.jpgKakaoTalk_20180810_135824709.jpgKakaoTalk_20180802_231940886.jpgKakaoTalk_20180810_150831069.jpgKakaoTalk_20180801_235524654.jpgKakaoTalk_20180802_230229576.jpgKakaoTalk_20180830_221903044.jpg




호리목 생활체육 대회

 

실습 막바지 모임에 그동안 참여하셨던 분들과 생활체육 대회를 열고 싶었습니다. 활동하면서 쉬는 시간에 아버님들에게 대회에 대해서 여쭤봤습니다.

 

일단 사람이 많이 와야지. 단체로 메시지 보내서 날짜확인 먼저 해야겠네.”

대회? 그러면 내가 그날 음료수라도 가져가야겠네.”

간식비는 등수대로 해서 꼴찌는 5000, 1등은 공짜 이런 식으로 해.”

바람이 한쪽으로 부니까 8점 나면 코트 바꿔.”

 

참여자 모집, 대회 규칙, 상품까지 아버님들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주신 의견에 따라서 문자를 보내고 전화 드려서 최대한 많은 분들이 모일 수 있는 날짜를 정하고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대회 당일, 안타깝게 비가 내렸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속상한 마음도 컸습니다. 속상한 마음을 아셨는지 김 아버님이 오전에 위로 문자를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준비한 대회는 하지 못했지만, 오실 수 있는 분들은 복지관 2층 강당에서 다과회를 하려고 모였습니다. 강당 구석에 있는 탁구대를 보시곤, 아버님께서 탁구 한판 치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 탁구대회가 열렸습니다.


 KakaoTalk_20180813_022608352.jpg



“OB, YB 나눠서 경기합시다.”

“32선승, 한 경기는 21점으로 알겠지?”

쉬는 사람이 심판해줘.”


모임에 오실 때마다 함께 마실 물을 준비해주시던 김 아버님은 병원 예약으로 먼저 가셔야 한다면서 다과회 비용을 선뜻 내어주셨습니다. 아버님이 주신 다과회비용으로 푸짐한 치킨파티를 열었습니다.

 KakaoTalk_20180830_222947532.jpgKakaoTalk_20180810_150827438.jpg

참여자가 직접 제안하고 진행한 대회였습니다. 배드민턴, 족구가 아닌 다른 생활체육 운동으로 진행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배드민턴과 족구로 대회를 못 한 아쉬움에 대회를 한 번 더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대회에는 대회 장소 준비부터 아버님들과 함께했습니다.

 

네트를 높게 걸자고. 안 그러면 점수가 너무 쉽게 나와.”

돗자리는 하나면 충분해. 하나만 그늘에 깔면 될 거 같은데?”

 

모임에는 매일 나오신 조 아버님이 계십니다. 20분만 먼저 나오셔서 준비를 도와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조 아버님은 약속 시각보다 더 일찍 나오셨습니다. 뛰어난 실력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던 강 아버님은 더운 날씨에 시원한 음료수 마시면서 운동하자며 집에서 음료와 얼음을 준비해오셨습니다.

 

우리는 대회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준비했지만, 평소 모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기분 좋게 땀 흘리며 운동했고, 쉬는 시간 아버님들 대화에서 당구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끝나고 당구 한판 치러 갈까?”

 

강 아버님의 한 마디에 대회를 마무리하고, 서둘러 당구장으로 향했습니다. 배드민턴, 족구, 탁구, 당구. 못하시는 운동이 없었습니다. 화려한 당구 실력을 뽐내시며, 두 번째 호리목 생활체육대회를 마쳤습니다.

 KakaoTalk_20180816_015029926.jpgKakaoTalk_20180828_161027102.jpg

 



호리목 생활체육 모임실습을 마치며

 

전문적인 강사가 있는 체육활동은 아니었습니다. 복지관에서 제공한 장소도 아니었습니다. 지역주민이 서로 강사가 되기도 하고, 동네에 있는 조용한 장소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더운 여름의 야외활동이 걱정이었지만, 그런 여건에도 꾸준히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의 실습은 끝났지만 함께했던 아버님과 어머님, 학생들은 앞으로도 운동모임을 이어 나가실 겁니다. 배드민턴, 족구가 아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탁구당구라는 새로운 운동으로도 활동해봤습니다. 그저 이웃끼리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다면 어떤 운동도 상관없어 보입니다. 그만큼 생활체육 활동이 즐겁기도 하고, 주변 분들과 소통하는 자리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활체육 모임에서 했던 일은 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임에 참여한 분들과 논의하고 결정한 일을 거들어드린 겁니다. 이렇게 지역주민이 직접 꾸려간 주민모임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여름, 동네 이웃의 관계를 살리는 운동모임 도와드리면서 실습 잘 마쳤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모집중 복지관 독서실에서 공부하세요! file 강민지 2018-03-28 1101
공지 모집중 글쓰기 연구가 소우영님과 함께하는 '생활글쓰기' 모임에 초대합니다. file master 2018-03-05 1278
공지 모집중 2018년 이웃과 함께하고 싶은 동아리에 오세요! file master 2018-03-05 1277
148 후기 [클래식 음악 감상 모임] <신세계로부터>와 함께 고향으로 떠납니다. file 강민지 2018-09-21 15
147 후기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놀아야합니다. file 이가영 2018-09-21 17
146 후기 [호리목 추석 잔치] 호리목의 추석은 이웃과 함께 합니다♥ file 강민지 2018-09-21 18
» 후기 호리목 생활체육 모임 '공 하나로 이어지는 이웃관계' file 장병찬 2018-08-30 106
144 후기 동네 친구들과 1박2일 골목야영, 얼마나 신났을까요? file _이가영 2018-08-30 81
143 후기 폭염 속에서도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file _이가영 2018-08-30 75
142 후기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우리의 진짜 호기심을 찾았습니다!<호기심학교> file _이가영 2018-08-28 75
141 후기 땀을 흘린 만큼 즐거웠던 책여행 file 김별 2018-08-22 106
140 후기 남다른 저녁, 클래식 음악 감상 모임 (푸치니, <토스카>) file 강민지 2018-08-08 120
139 후기 [동네영화제] 동네 계단에서 영화 봐요~ file 강민지 2018-08-08 137
138 후기 천원이요, 천원! 어린이 벼룩시장! file 김별 2018-08-01 133
137 후기 7월, 동네를 다니며 추억을 담습니다 file 김승철 2018-08-01 148
136 후기 남다른 저녁, 클래식음악 감상 첫모임했습니다.(0724) file 강민지 2018-07-31 125
135 모집중 남다른 저녁, 음악감상 모임에 초대합니다. file 강민지 2018-07-11 299
134 후기 우리 동네 출사모임(소박한 풍경 담기) 시작했습니다 file 김승철 2018-06-28 361
133 후기 우리 동네 아이들 모두, 면접관! file 강민지 2018-06-26 293
132 후기 우리들이 만드는 세상 file 유도형 2018-06-17 332
131 후기 우리 동네 이웃과 함께 산책가요 file 김승철 2018-05-30 435
130 후기 생활글쓰기 모임의 출발 file 강민지 2018-05-30 509
129 동아리 봉사활동 - 우리들이 만드는 세상 sky 2018-05-27 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