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단기사회사업 면접 보러 왔습니다

67, 오전에 학교 일정을 마치고 바삐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면접 당일 아침, 윤정아 선생님께 카카오톡이 왔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친할머니 외할머니 뵈러 온다고 생각해요!!” 아동 당사자 면접을 본 경험은 있지만, 어르신과 함께 활동한 적이 거의 없어서 긴장했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윤정아 선생님의 응원으로 다잡으며 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사사무소 구슬에서 주관했던 2016년 겨울 구슬 4기를 통해 가본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 동네와 비슷한 분위기, 수많은 골목과 오르막길, 언뜻 보면 빌라와 비슷해서 지나치게 되는 빨간 벽돌 복지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옆 정자에서 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오늘 만나 뵙는 어르신들은 어떤 분이실까? 어떤 것을 물어보실까?’ 여러 걱정으로 가득 찬 마음이 더욱 두근거렸습니다.

 

복지관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단기사회사업 면접 보러 왔습니다.”

똑똑 문을 두들기고 사무실로 들어가자 여러 선생님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맞아주셨습니다.

 

당사자 면접이 시작되기 전 단기사회사업 총괄 슈퍼바이저인 윤시온 선생님과 윤정아 선생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작년에 선의원두막학교를 진행했었던 홍선향에게 2017년 기록을 전달받아 선의원두막학교의 흐름과 중시해야 할 점, 찾아봐야 할 것들을 사전에 정리했었습니다. 정리한 파일을 윤정아 선생님께 드리며 선의원두막학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여쭤봤습니다.


제가 이야기해드릴 수도 있지만, 희연 선생님이 어르신들과 더 많이 이야기 나누고 함께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아직 당사자인 어르신들을 만나 뵙지 않았는데 들뜬 마음에 이것저것 질문했습니다. 올해 어르신들이 진행하고 싶으신 활동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봐야겠습니다. 당사자의 생각을 먼저 고려하시는 윤정아 선생님의 태도를 배우고 싶습니다.

   



두근두근 면접 시작 

오후 4, 본격적으로 당사자 면접이 시작되었습니다. 4분의 어머님이 앉아계셨습니다. 면접실이 덥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얼굴이 뜨거워졌습니다. 날카롭고도 반짝이는 눈으로 자기소개서와 제 얼굴을 살펴보셨습니다. ‘꼴딱책상 앞에 놓인 머그잔의 물은 마실 생각 못 한 채 마른 침을 넘겼습니다. 윤정아 선생님의 선의원두막학교 면접 소개와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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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나요?”

사회복지는 어렵지 않은가요?”

 

사회복지학과와 관련된 질문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과 같이 있으면서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사람에게 상처받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성장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는 사람을 사람답게 살도록 돕는 직업입니다. 사람은 개인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달라서 모든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게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를 통해 삶을 살아가시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통해 행복함을 느낄 것입니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가족들과 평상시에 잘 모이나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나요?”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님의 맞벌이 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보다 조부모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현재는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과 살고 있습니다. 친가는 외국에 계시는 분이 많아서 기념일에 주로 모이지만, 저희를 제외한 외가는 아파트 한 단지에 함께 살기 때문에 자주 왕래하고 여행도 같이 갑니다.

 

어쩐지~ 예의 바르고 싹싹 한 게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살 것 같더라~”그러게 우리 손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었어!”

요즘에는 할머니랑 같이 사는 가족이 드문데 어머니가 대단하시네~”

 

대학교에 다니면서 조부모와 함께 사는 친구들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면접관이신 어머님들이 사랑받고 자란 것이 티가 난다며 칭찬해주셨습니다. 제 말과 태도가 부모님께 칭찬 감사를 돌릴 수 있게 되다니. 평상시엔 느끼지 못했던 뜨거운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누구보다 당당하게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면서 현실적인 상황을 생각하게 하는 날카로운 질문이었습니다.

 

나중에 결혼하면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 건가요?”

 

질문을 듣고 당황하여 2초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어떻게 대답해야 현명한 대답일지 머리를 굴렸지만,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편이 제 마음을 전하기에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어머님이 결혼하시고 바로 시어머님을 모시고 사셨습니다. 그래서 결혼 뒤에는 꼭 신혼생활을 즐겨보라고 하셨습니다. 적어도 2~3년은 남편과 함께 신혼생활을 즐기고 난 후 때에 따라 시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이 잘 전해졌을까? 이렇게 대답하는 게 맞을까? 손에 땀을 쥐며 면접관님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맞아~ 예전에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도 신혼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이 후회돼.”

자기 생각도 조리 있게 얘기하고 똘똘하네~ 요즘은 시부모님이 같이 살기 어려워하는 일도 있으니 서로 잘 이야기해보고 결정해야 해.”

 

어르신과 활동할 때 거슬리는 점, 단점이 보인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거슬린다는 표현은 조심스럽습니다. 선의원두막학교의 주인은 어르신이기에 어르신의 의견에 맞도록 최대한 맞춰 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이건 꼭 말씀드려야겠다 싶은 점은 대화를 통해 서로 조율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대한 조언과 따스함, 이성적이고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고 가며 어느덧 마지막 질문만을 남겨놓았습니다. 윤정아 선생님께서 제가 면접관님들에게 질문하고 싶은 내용은 없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선의원두막학교에 대해 살펴보며 사전에 궁금했던 것들을 여쭈어보았습니다.

 

면접관님들은 각자 선의원두막학교에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면접관님들은 각각 쿠키와 민요, 풍선, 종이접기 등을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운 후 동아리와 자조 모임을 통해 배움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짧게는 2년 차부터 길게는 3년 차까지 전문적으로 배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재미있고, 가지고 있는 재능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시는 것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가족이 적거나 손자 손녀를 자주 만나 뵙지 못하는 분들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힘들지만 보람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2018년 선의원두막학교도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어울려 배우고 가르치며, 우리 동네 멋진 선생님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호칭의 중요성  

혹시 면접관님들이 불리고 싶으신 호칭이 있으신가요? 제가 어떻게 불러드리면 될까요?”

 

글쎄 뭐라고 부르는 것이 편할 것 같아요?”

우리가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니 어르신은 좀 불편하고.”

그럼 어머님 어때? 나이 때도 다양하고 나도 누가 어르신이라 부르면 좀 불편하더라고. 그것보다는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게 듣기 좋고 편한 것 같아.”

 

아이들과 활동할 때는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썼습니다. 아직 어르신과 활동해 본 경험이 없어서 호칭을 서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친할머니께 여쭈어봤더니 어르신이라는 표현은 딱딱하다고 하셨습니다. 요즘은 90, 100세 시대인데 70대이신 할머니에게 어르신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선의원두막학교 면접관님들에게 질문하였습니다. 앞으로 저는 면접관님들에게 어머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러드리기로 했습니다. 어르신보다는 정감이 있고 애교스러우며 듣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러운 호칭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럼 우린 뭐라고 불러야 할까?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되려나?”

우리는 어머님으로 불리고 싶다고 정했으니까, 원하는 호칭이 있으면 말해 봐요.”

 

제가 불리고 싶은 호칭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제 입장에서 불러드릴 호칭만 생각했었는데, 저는 어떻게 불리고 싶은지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 달 동안 함께하는 어머님들과 더 가까워지려면 어떤 호칭으로 불리는 것이 좋을까 머리를 굴렸습니다. 아이들이 불러주는 호칭처럼 선생님이라는 표현은 어머님과 관계를 이어가기에 선을 긋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작년 여름 철암 도서관에서 활동했을 때 김 작가님께서 강 선생!”이라고 호탕하게 불러주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를 학생이 아닌 선생님으로 대해주시면서 친근한 동네 아저씨, 옆집 선생님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혹시 어머님들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어려우시다면 강 선생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여쭈어보았습니다.

 

강희연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은 제가 어머님들보다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조금 딱딱한 표현인 것 같아서요. 좀 더 친근하게 강 선생~이라고 불러주시면 어떨까요?

 

, 강 선생 딱 좋네! 우리가 나이가 더 많으니 선생님은 듣기 어려울 수 있겠네요.”

그럼 앞으로 친근하게 강 선생~이라고 부르면 되죠?”

네 어머님~”

호호 어머님이라고 부르니 듣기 좋네요. 강 선생 목소리도 애교스럽고 딱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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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호칭을 정리하면서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새로운 분들과 만나는 시간,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동네 할머니, 어머님과 같은 푸근함과 따스함으로 조언과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단기사회사업 면접은 저를 평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열심히 해보자고, 같이 잘해보자고 용기와 칭찬, 앞으로의 희망을 품게 해주신 자리였습니다.

 

선의원두막학교 잘해보고 싶습니다. 여태껏 잘 해 오신 만큼 잘 거들고 싶습니다. 이번 선의원두막학교를 통해 관악구 어머님들과 아이들이 서로 인사하며 안부를 지내는 사이, 매년 여름 활동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사이, 두 사람의 관계를 시작으로 부모님과 자녀들까지 관계가 이어지는 사이를 기대합니다.

  



강 선생은 합격이야  

면접을 마치고 나온 후 잠시 잊고 있었던 머그잔에 찬물을 담아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뜨겁고 긴장되었던 마음이 차갑게 흘러내려 갔습니다. 그때 한 어머님이 다가오셨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어요. 말을 어찌 그리 예쁘게 하던지. 아주 즐거웠어. 나중에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우리 같은 늙은이들 많이 도와줘야 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강 선생은 합격이야. 합격. 이번에 재밌게 해봐요. 나는 먼저 가요~”

 

면접을 보자마자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좋은 말씀 전해주시며 합격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어찌 아셨는지 조심스레 다가오셔서 제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배시시 새어 나왔습니다. 감사인사를 전해드리며 가시는 길 배웅해드렸습니다. 하고 싶은 말씀을 마치시고 떠나신 어머님의 빈자리엔 따뜻한 칭찬과 응원이 자리 잡았습니다.


선의원두막학교 지원하길 잘했습니다. 어머님들과 아이들과 함께 좋은 추억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번 여름 실습, 면접 때 전해주신 마음과 응원을 토대로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

윤정아사회복지사

2018.07.12 17:00:58
*.140.211.164

강희연 선생님의 당사자 면접 글을 읽으니 그날 풍경이 다시 머릿속에 그림처럼 그려지네요.
면접에 임하는 강희연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올해 선의원두막학교가 더욱 특별해질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어요. 
 올 여름 태양이 뜨거운지 강희연 선생님이 뜨거운지 옆에서 응원하며 지켜볼게요^^ 

김승철

2018.07.14 19:10:27
*.222.131.165

구슬 4기 동료였고, 이제는 복지관 실습생으로 맞이한 강희연 선생님.

희연 선생님 볼 때마다  밝고 명랑한 모습이 강점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르신과 면접에서도 그 부분이 잘 드러났어요.

그래서 면접 분위기도 참 좋았겠어요. ^^


어르신과 함께 만들어 갈 선의원두막학교 이야기가 기대합니다.

이번 여름 단기사회사업 과정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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