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관악복지관에서는 복지관 공간 뿐 아니라 동네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산책, 요리 등 다양한 주제로 주민들이 연결되는 주민모임을 주선하고 있습니다. 모임에 대해 홍보하던 중 관악드림타운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성화 님의 제안으로 책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일곱 개의 책모임이 결성된 것입니다. 장소는 복지관이 아닌, 책모임을 제안해준 성화 님 댁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성화 님 댁은 따뜻합니다. 햇빛도 바로 들어오고, 방바닥도 데워져 있었습니다. 성화 님이 모임 전 따뜻하게 해놓으신 거였습니다. 성화 님의 이웃 옥영님과 희애님, 은미님이 함께 했습니다. 나이는 40대부터 69세까지 다양합니다.

 

독서 모임을 왜 하는지 간단하게 소개했습니다. 돌아가면서 자기소개와 독서 모임을 하는 각오를 나눴습니다.

 

69살이고요. 김옥영입니다. 저도 전부터 복지관에 모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한번 가봐야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옆집에서 독서 모임 하니까 너무 좋네요. 그리고 성화 님이 어제저녁에 저희 집에 와서 모임 있다고 같이 가보자고 했어요. 일단은 책을 읽는다는 건 좋지 얽매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사실 책을 너무 안 읽어서 창피할 정도예요.”

 

우리 집에 찾아와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제 이름은 홍성화이에요. 처음에는 복지관에서 수채화 모임을 접하게 됐죠. 거기가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독서 모임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는 사람도 없어서 못 하다가 이번에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희 집에 애들 좀 맡기고 싶다 하면 아무 때나 맡기셔도 됩니다.”

 

옥영 님도 거드십니다.저희 집도 아무 때나 찾아와 주시면 좋습니다."

 

저는 이희애이고요. 올해 46살입니다. 중학교 아들, 3학년 올라가는 딸이랑 남편이랑 살고 있어요. 저는 교회 다니는데, 목사님이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셔서 읽으려고 해요.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으니까 많이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독서 모임 하면서 얘기하면서 마음도 나누면 좋을 거 같아요.”

 

은미 님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딸 둘이고요. 나이는 45살이고요. 고은미이에요. 큰 애가 영원, 둘째가 서원이 강아지들 이뻐하는 딸들이에요. 성화 님 키우시는 강아지를 동네에서 만나면 아이들이 예뻐해요.”

 

아 이쁘게 생긴 애들요? 딸들이 강아지를 좋아하고 영어도 잘해요. 저희 강아지 영어 이름으로 잘 불러요. 애들이 똑똑한 이미지에요. 은미 님, 아이들이 개 좋아하면 우리 집에 놀러 오라고 하세요. 은미 님 큰딸이 공부 잘하죠?”

 

작은딸이 더 잘해요. 큰딸은 노력형이고, 작은딸은 집중력이 좋아서 잘해요.”

 

오랫동안 동네에 살면서 은미 님과 성화 님은 모르는 사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녀들과 반려견을 통해 서로 연관된 사이였습니다.

 

나이, 환경, 각오 모두 다른 분들이 모였습니다.

 

 

# , 고구마, 커피

30분간 책을 읽고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성화님이 커피를 내주셨습니다.   희애 님도 따라나섭니다. 물 끓이고 커피 준비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성화 님은 노랗게 익은 호박 고구마와, 따뜻한 커피를 내주셨습니다.

 

고구마가 마침 있어서 내놨어요.”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독서 모임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고구마가 잘 익었네요.” “성화 님 너무 맛있어요.” “고구마 정말 따끈따끈하네요. 저희 오는 시간 맞춰서 해놓으셨나 봐요.” 탄성이 이어졌습니다.

 

워낙 이 분이 사람대접 손님 대접하는 거 좋아해요.” 옥영 님이 말했습니다.

 

그러자 성화 님도 말합니다. “우리 집에서는 부침개도 잘 먹어요. 옥영 님이 부침개를 잘하세요.”

 

물 한 잔만 달라는 은미 님 부탁에 성화 님이 다른 분에게도 물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물 드릴까요? 옥영 님은 따뜻한 물만 먹어요.”

 

성화 님과 옥영 님은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거 같았습니다. 서로 친한 거 같았습니다.

 

성화 님이 주방에서 귤이 담긴 봉지도 가져왔습니다.

 

이 귤은 은미 님이 오면서 가져오신 거예요.”

 

잘 먹을게요. 사 오신 거예요?”

 

집에 있는 거 가져왔어요.”

 

책밖에 없던 탁자 위가 귤, 고구마, 커피로 풍성하게 채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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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거 먹으며 책 읽는 게 최고의 사치인 거 같아요.”

 

집에서는 이렇게 못 읽잖아요.”

 

집에서 혼자 읽으면 몇 글자 못 봐요.”

 

첫날이니까 소리 내는 게 어색할 수도 있는데 하다 보면 이게 좋아요.”

 

이제부터 옥영 님하고 둘이 있어도 책 읽어야겠어요.”

 

처음 모였을 때 보다 같이 책을 읽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내니 어색한 분위기도 많이 사라지고 이야기도 풍성해졌습니다.

 

 

# 책 읽고 느낀 점을 나눴습니다.

모임을 시작한 지 어느덧 2시간을 넘었습니다. 책을 읽고 서로 어땠는지 소감을 잠시 나누기로 했습니다.

 

성화 님이 말했습니다. “세상을 역전해버리는 내용을 가지고 있잖아요. 돈과 권위 이런 거에 얽매이지 말고 지식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걸 알려주네요. 나는 복권에 당첨되면 뭐할까 생각해요. 큰 집도 필요 없고 부담스러워요.”

 

성화 님은 돈에 대한 욕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물질만능주의가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 않은 거 같았습니다.

 

우리 집은 2주마다 관광고등학교 학생들이 봉사 활동을 와요. 한 명이 이번에 대학을 갔는데, 나머지 두 명이 대학 간 애를 부러워하는 거예요. 그래서 하고 싶은 것에 파고들어서 기술을 배우라고 했죠.”

 

옥영 님이 얘기했습니다. “요즘은 고등학교만 나와도 취업하는 기술적인 것들이 많이 활성화됐어요. 우리가 학교 다닐 때처럼 대학만 가라는 시대는 지난 거 같아요, 그게 발전이죠.”

 

희애 님이 말했습니다. “저희들은, 공부는 일단 잘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은 세대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 틀을 어떻게 깰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론으로는 아는데 삶에서 적용하는 게 힘들어요. 아이를 키우는 것도 큰 애가 꿈을 찾거나 표현하는 것을 잘 못 해요. 그런데 둘째는 자유분방하고 생각을 넓게 해요. 장단점이 있더라고요. 둘이 너무 다르거든요. 공부를 안 하면 제가 불안하고요. 이 책이 제 삶을 얼마나 많이 변화시킬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성화 님이 말했습니다. “누구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내 운명의 주인은 내가 주인이라고 살아야죠.”

 

책에서 진짜 공부는 대학을 가고, 취직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삶의 비전을 얻고 자신을 성찰하는 거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옥영 님이 말했습니다. “전 생각이 안 나요. 내가 읽을 때는 그렇다 그렇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는데 생각이 안 나네요.”

 

이가영 선생님은 그럴 수도 있다며, 편안하게 읽으시면 된다고 했습니다.

 

성화 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공부를 평생 해야지 대학 가기 위한 공부 같은 걸 하면 좋지 않은 거 같아요. 듣고 배우고 물어보고 배워야 하는 게 우리 사회의 일상이 돼야 된다 생각해요.”

 

은미 님은 어디가 좋으셨어요?”

 

모르겠어요. 머리가 아파서.” 은미 님은 책을 읽으니 머리가 아프다고 표현합니다.

 

성화 님이 말했습니다. “전 읽어보니까 어려웠어요. 깊이가 있고, 읽으면서 떨리는 마음도 생겼어요. 이 책처럼 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가져서요.”

 

희애 님이 말했습니다. “근데 이 책이 진리도 아니고 그런 강요되는 자리는 아닌 거 같아요. 뽑아낼 것만 뽑아내면 되죠.”

 

성화 님이 말했습니다. “나는 무수하게 많이 물음표를 줬어요.”

 

옥영님의 목소리가 좋다고 사람들이 입을 모았습니다.

 

희애 님이 말했습니다. “목소리가 좋더라고요.”

 

옥영 님은 뇌출혈로 인해 다른 사람 보다 말이 느렸지만, 맑고 또렷한 목소리였습니다.

 

 

# 나하고 같이 해준 게 너무 감사합니다.

옥영 님이 말했습니다.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나하고 같이 해준 게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랑 같이 참여해 주신 게 고마운 거예요.”

 

맞아요. 우리같이 한 게 좋은 거예요.”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40, 50세만 있는 게 아니라 60대까지 있으니까 이 맛이 나는 거예요.”

 

그러자 희애 님이 훈훈하게 마무리합니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해요.”

 

옥영 님은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를 초대해주셔서

 


자기 생각들을 편하게 나누는 모임이 됐습니다. 한 것은 책을 함께 읽고 어땠는지 나눈 것밖에 없는데, 풍성했습니다.

 

모든 분이 이곳에서 5년 이상을 살았습니다. 그동안 교류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길에서 마주치면 누군지도 모르고 지나치던 사이에서, 책을 구실로 이야기 한마디라도 나누는 사이가 될 겁니다. 책이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됐습니다.

 

다음 주에도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일곱번째 책모임 '드림 책모임' 회원님들을 응원합니다!


책모임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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