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의복지재단 주민 전시회 ‘함께하니 좋구나’ 개최


한국선의복지재단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은 오는 7월6일부터 8일까지 3호선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서 지역주민 작품 전시회 ‘함께하니 좋구나’를 개최했습니다.


복지관은 2015년부터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 속 관계망을 만드는 사업을 동아리 형태로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웃관계 단절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이때, 복지관 공간을 활용하여 이웃들과 취미모임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왔습니다.


특이한 점은 직업인이 아닌 같은 동네 사는 주민이 다른 이웃들에게 캘리그라피, 수채화, 유화 및 팝아트를 재능기부 형태로 가르쳐왔다는 것입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가 제안한 것이 아니라, 주민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로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먼저 제안한 것. 이런 주민들 덕분에 성현동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캘리그라피와 수채화, 드로잉 등을 3년째 무료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채화테라피 동아리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화가 윤인애 님(성현동,36세)은 “뒤돌아보면 숨 가쁘게, 그저 누가 이렇게 사는 것이 ‘정석’이지 하며 미리 그어놓은 길을 걸어 왔습니다. 주위에서 인정을 받으며 무대 위 나에게 비추는 빛을 보며 짜여진 각본대로 연기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달려오다 둘째를 출산하고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면서 저에게 ‘쉬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대본에 없었죠. 나를 비추어 주었던 빛은 희미해지다 못해 사라져 버린 것만 같았습니다.”라며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그러던 윤인애 님은 3년 전 다짜고짜 복지관에 찾아가 재능 기부를 제안했습니다. 집에서 자신과 같이 ‘공백’을 느끼고 있을 주부들을 대상으로 ‘수채화 테라피’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강좌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주부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수채화 테라피 강좌에 나와 그림을 그리며, 이웃들과 함께 삶 풀이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3년 터울로 한 살, 네 살 짜리 아이를 두 명이나 키우면서도 한글 공부하는 어르신들에게 유화, 팝아트, 수채화를 무료로 지도해온 배선귀 님(성현동, 39세)의 이야기도 감동적입니다. 선귀님은 처음에 아기엄마들의 책모임을 하러 복지관에 왔습니다. 그러나 복지관에 와보니 자신이 이웃들을 위해 돕고 싶은 일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선의의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벌써 햇수로 3년이 되었습니다.


배선귀 님은 둘째 아이를 낳기 직전까지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둘째를 낳고  4개월이 채 안되어 다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한글도 모르시는 어르신들에게 명암단계부터 시작하여 데생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원과 선으로만 사물을 표현할 수 있던 어르신들이 차츰 사물의 형태를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입체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3년이 되며 아크릴화, 팝아트, 수채화, 펜드로잉화도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그림만 가르쳐 드리는 게 아니라 혼자 사시는 어르신 댁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가기도 했습니다. 선귀님 덕에 혼자 사시면서 느껴 오셨던 어르신의 적적함도 조금은 사라졌습니다.


동네에서 캘리그라피 공방을 운영하며 복지관에서 또래의 학부모들에게 캘리그라피를 지도해온 강신재 님(성현동, 40세)도 있습니다. 강신재 님은 복지관에서 하는 이웃모임은 다른 곳에서 하는 강좌들과는 달랐다고 합니다. 모두 인근의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학부모이기도 하고 이웃들이라 함께 캘리그라피를 그리며 나누는 대화들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글씨가 잘 안써져서 낙심해하는 이웃이 있으면 그 이웃을 격려하기 위해 마음 써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서로 배려하고 응원하는 마음들에 여러 번 감동 받았습니다.



강 신재님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작품으로 도종환 시인의 ‘벗 하나 있었으면’을 한 줄 씩 함께 쓴 것을 꼽았습니다.




캘리그라피 회원들이 합동 완성한 시.jpg

▲캘리그라피 회원들이 함께 완성한 도종환 님의 시




“요즘에는 사회에서 친구를 만들기 어려운데, 서로가 서로에게 시에 나오는 벗과 같은 의미가 되고 싶어서 이 시로 골랐습니다. 다 같이 한줄 씩 썼어요. 작업하면서 옆 사람과 계속 이야기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덕담도 많이 했어요. 서로 시 한 줄씩 쓰며, 칭찬도 많이 하고 이것을 통해 가까워졌어요.”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 분들 중에는 이색적인 사연이 있는 분들도 눈에 띕니다.  홍영 님(59세, 성현동)은 2년 전에 처음 모임에 나왔으나 중간 중간에 건강이 악화되어 작품 전시회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심장판막수술로 인해 죽음의 고비도 여러 번 넘겼던 홍영 님에게 이번 전시회는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사람들과 소통하는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에요. 탈북해서 한국에 살면서 한국 사회의 생활과 말과 글이 모두 다르고 서먹했던 속에서 많이 위축되어 살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과 함께 하는 주민들이 많이 격려해주니, 나도 함께하며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내 작품은 홀로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이지만, 이 작업을 통해 모든 사람들과도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아팠지만 이렇게 다시 일어난 것도 많은 사람들 덕분입니다. 눈빛 하나, 인사해주는 따뜻함 하나가 나를 사회로 다시 연결해주는 것이었어요.”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홍씨는 모임을 통해 만난 이웃들에 대해 너무 따뜻한 손길과 눈빛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 덕분에 자신 또한 이 사회에서 당당한 한 사람으로서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6년전 탈북한 홍영 씨의 작품 참회.jpg

▲홍영님이 이웃들과 연결될 수 있게 해준 작품



 떨리는 손으로 수채화를 완성한 87세 황 어르신의 사연도 감동입니다. 어르신이 미술에 관심이 있어서 혼자 색연필을 사두고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을 본 이웃 임 어르신이 황 어르신에게 지금의 카라미술동아리를 소개했습니다. 동아리에 와보니 다른 어르신들은 대부분 70대 후반과 80대 초반. 어르신이 가장 큰 언니였다고 합니다. 나이가 많아서 주저하는 마음으로 왔지만, 먼저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87세 황어르신.jpg

▲왼쪽이 미술을 지도해온 배선귀 님, 오른쪽이 87세 황 어르신



87세 황 어르신이 그린 수채화 '골목길'.jpg

▲ 황어르신이 난생 처음 완성한 수채화 ‘골목길’






복지관의 이러한 활동들이 이웃관계에 비상 신호등이 켜진 현대사회에서 주는 시사점이 큽니다. 주민들은 공통의 취미를 주제로 모였고, 이 안에서 이웃들과 취미와 함께 일상을 나누며 조금씩 연결되어 왔습니다.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공감을 하고, 또 공감 받기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웃관계를 테마로 각 동아리별로 작품 전시회를 준비해왔습니다. 작품은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한 실드로잉 13점과 '함께하니 좋구나’를 주제로 한 캘리그라피 31점, ‘내 인생의 꽃길’을 주제로 한 어르신들의 수채화와 팝아트 작품 34점 등 총 78점이 전시되었습니다. 7월6일 오전 11시 미술관 내에서 열리는 오픈식에서는 참가자들의 소감 나눔과 함께 캘리그라피 회원들이 즉석에서 따뜻한 문구를 캘리그라피로 써주는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주민전시회 정경.jpg

▲전시회 우측 풍경





캘리그라피 작품들.jpg

▲ 수채화테라피 회원들과 캘리그라피 회원들의 콜라보를 통해 완성된 작품




70대 후반에서 80대 후반 어르신들이 그린 유화.jpg

▲70대 후반에서 80대 후반 어르신들이 완성시킨 풍경화(유화)



 캘리그라피를, 수채화를, 드로잉을 배워가며 저마다 일상을 예술로 만들고 있는 우리 지역주민들을 응원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전시회 구경하러 많이 많이 오시길 바랍니다.




캘리그라피 회원들 모습.jpg

캘리그라피 작품을 전시 중인 회원들





오픈식에서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는 주민.jpg

전시회 참여 소감을 말하고 있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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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문구들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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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주제로한 실드로잉화를 보고 있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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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미술 동아리 어르신들의 작품



작품 전시회에 함께한 주민 작가들과 기념촬영.jpg

오픈식에 참여한 주민들이 다함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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